벗님공간(좋은글과 말씀)

그리우냐고 묻는다면.

쎌리하성 2007. 8. 21. 14:29

 

꽃씨 하나가 제법 모양을 찾아 갑니다

옆구리에 잎사귀 하나 달고 머리끝에는

앙증맞게 눈망운을 터드립니다.

살아 간다는 것이 이처럼 남몰래 가슴  내미는

일임을 알았는지

봉숭아꽃은 모두 잠든 밤에만  까치발로 달님을

그리워 합니다.

 

당신은 떠나며서도

두고두고 당신만을 그리워해달라는 애원을 꽃씨로

말했습니다.

꽃씨가 잎을 열고

망울망울 꽃망울 피워 나비를 불러댈 때까지

나는

당신의 뒷모습이 그리웠습니다.

 

내일이면 새끼손톱에 봉숭아꽃잎을 묶으려 합니다.

나비의 날개도 달빛의 그림자도 당신의 향기마저도

함께 칭칭 옭아 매려 합니다.

혹시. 봉숭아꽃이 내 손톱을 깨물며 아직도

그 사람이 그리우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저 눈을 감으렵니다.

 

사랑은 그리움으로 물든 너 같은 상처라고 

굳이 말하지 않으렵니다...

 

                                                                      ```김 현태```님에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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