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 짬뽕 습작글들

저편에 서있는 맑은 눈의 그대

쎌리하성 2008. 4. 2. 00:31

저 편에 서있는 맑은 눈의 그대..


기억저편에서 아련한 옛 모습을 불러내 본다.
저 편에 서있는 맑은 눈의 그대가
이 편에 서있는
선한 눈의 나를 보고 있다.

연속화면을 돌리듯 바람과 같은 세월을 그 사이에 두고
잃어버린 기억과 멈춰진 시간 중간에
맑은 눈의 그대가 살며시 웃으며 멀어져 간다.

바람결인지 무언지 모를 미세한 손바닥의
흔들림과 함께
낡은 필름을 되감는 모습으로
선한 눈의 나로부터
조금씩 뒤로
밀린다.

깊은 숨을 몰아쉬게 하는 이 편의 선율을
몸속 깊숙히 느끼며
나는 저 편의 그대에게 손짓하며 괜한
쑥스러움과 미안함을
함께 보낸다.

알지 못할뿐, 그 이상의 깊이도 가질수 있는
저 편의 그대는 이 편의 나를..
어느새 시린 목덜미로 부터 감싸안고 있다.

마치 그 깊이의
바닥까지
손바닥을 닿고 있는 듯한
따스함을 가지고...

언제나 동화속의 소년이기를 꿈꾸었던
나는 아직까지 그렇게 내 가슴에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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